갈비찜과 추어탕 거리, 거창
거창하면 생각나는 건 파릇파릇한 사과다. 그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별미가 없었다. 거창군청 앞이나 군의 입구, 도로표지판 등에 사과 모형이 붙어 있는 것으로 봐선 실제로도 꽤 지역의 명물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사과체험을 할 수 있는 사과테마파크 전시장과 체험장까지 갖추고 있으니 내실 꽉 찬 명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과가 거창의 모든 것은 아닌 법.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별미들이 있었으니 바로 갈비찜과 추어탕이다.
지역 토속음식 추어탕
거창에서 즐기는 추어탕은 구수하면서 텁텁하지 않은 뒷맛이 특징이다.
거창교와 중앙교 사이는 추어탕 거리라고 불린다. 입구에는 안내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단순히 자연스럽게 모여서 형성된 맛집 골목이 아니라 군에서 지정한 향토 음식 골목이라고 한다. 향토음식점으로 선정된 업소는 음식표지판과 음식명 상징 로고가 표현된 디자인 간판이 붙어 있다. 군이 2006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향토음식점 육성사업으로 현재 14개 업소 정도로 늘어났다. "비빔밥 하면 전주가 떠오르듯이 거창 하면 생각나는 명물 향토 음식은 추어탕과 갈비찜“으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큼직한 배춧잎이 들어간 추어탕은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추어탕 업소에서는 대부분 어탕국수도 함께 판매한다. 추어탕보다 더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다. 구수하지만 텁텁하지 않은 끝 맛이 인상적이다. 생선은 양식 미꾸라지와 양식 메기 등을 쓴다.
축산업과 갈비찜
거창 갈비찜은 국물은 자작하게 하고 돌판에 얹어져 나와, 마지막 한입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거창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방이고 폐쇄적인 지역이라, 수산업 대신 축산업이 발달했다. 덕분에 신선한 재료가 공급되어 갈비찜이 일품이다. 거창 한우는 다른 지역 소들보다 유난히 몸집이 크다. 몸집이 크다 보니 갈비가 크고, 또 거기에 붙어있는 살들이 두툼하다. 거창의 갈비찜이 유명해진 것에는 그 유래가 있다. 소를 많이 키우던 원동마을에 한국전쟁 이후 갈비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두툼한 길빗대가 들어간 이곳 갈비탕이 날로 인기를 끌었다. 나중에는 원동마을을 아예 '갈비탕 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매콤한 갈비찜이 다른 지방 음식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여, 이내 갈비찜이 더욱 유명해졌다. 원동마을의 갈비찜은 국물이 자작하며 고명으로 밤, 피망, 양파 등을 얹었다. 갈비찜이 식지 않도록 불에 달군 돌판에 얹어서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예상했던 매운맛 이외에도 달콤하고 그윽한 맛이 우러나온다. 양념에 싱싱한 배를 갈아 넣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득 담긴 갈비찜을 뜯고 나면 여러 가지 나물 등속과 함께 밥도 볶아준다. 고기로 이미 배가 불러서 나중에 나온 음식은 많이 먹지 못할지 몰라도, 푸짐한 인심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거창의 향토 음식 골목, 거창만의 추어탕과 갈비찜을 맛보러 출발~! 잊을 수 없는 맛과 추억을 남기고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19년 02월 09 일자